강남 가라오케 ' 스카이 가라오케' 에서 좋은추억 만들고 가세요! : 네이버 블로그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시트러스 향 방향제와 묵은 먼지 냄새가 섞인 복도가 나타났고, 나는 일상과는 동떨어진 듯한 공간으로 발을 들여놓았다. 새벽 2시가 넘은 시간이었지만 노래방은 여전히 ​​사람들로 북적였다. 복도 양옆으로 늘어선 방들에서는 노랫소리와 웃음소리, 환호성이 새어 나와 벽을 미세하게 울리고 있었다. 강남 하면 떠오르는 형광등 불빛이나 고급 자동차, 세련된 거리의 풍경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었다 강남가라오케 . 대신 내가 마주한 것은 지하에 미로처럼 얽힌 작은 방들이었고, 그곳은 평범한 사람들이 가식이나 변명 없이 목청껏 노래를 부르며 감정을 쏟아내는 공간이었다.

카운터에 있던 여성이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무심하게 열쇠를 건네주었고, 나는 배정받은 방을 향해 걸어갔다. 문은 외부 소음을 완벽하게 차단할 만큼 묵직했고, 문이 닫히자마자 찾아온 정적은 놀라울 정도였다. 전원을 켜자 방 안은 화려한 조명과 활기로 가득 찼다. 벽은 한때는 금색이었을 법한 부드러운 천으로 덮여 있었고, 바닥은 낡고 해져 있었다. 테이블 또한 투박하고 낡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중요한 건 내 손에 쥐어진 마이크, 펼쳐진 노래 책자, 그리고 아무런 방해 없이 목청껏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시간뿐이었다.

나는 오랫동안 들어보지 않았던 노래, 가사가 완전히 와닿지는 않는 사랑 노래인 발라드 한 곡을 골랐다. MIDI 반주가 시작되자 다소 조잡하고 깡통 소리 같은 음향이 흘러나왔고, 화면에는 두 가지 언어로 된 가사가 나타났다. 나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처음엔 쑥스럽고 어색했지만, 그 좁은 방 안에서는 그런 게 중요하지 않았다. 나는 차분히 자리를 잡고 앉았다. 노래를 부르자 마음속에 맺혀 있던 응어리가 풀리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가슴에 담아두었던 감정의 매듭들이 하나둘씩 풀려나갔다. 노래 가사를 잊어버려 즉석에서 지어내 부르기도 했다. 선곡한 노래가 상황에 전혀 맞지 않는 곡일 때도 있었다. 점수는 59점이 나왔는데, 화면에는 “마음은 따뜻하지만 노력이 필요하네요”라는 메시지가 떴다. 나는 그 작은 방 안에서 소리 내어 웃었고, 웃음소리가 방음벽에 부딪혀 울려 퍼졌다.

강남의 노래방은 바로 그런 곳이다. 이곳은 어떤 문제를 해결해주거나 대안을 제시해주지 않는다. 비용을 지불하거나 상처받은 마음을 고쳐주지도 않는다. 하지만 이곳은 그동안 짊어지고 있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그저 온전히 ‘나’로 존재할 수 있는 공간이다. 방은 혼자만의 세계에 잠기기에 충분히 작으면서도, 굳이 애쓰지 않아도 되는 편안함을 준다. 손에 쥔 묵직한 마이크는 현실을 일깨워주는 물리적인 감각을 선사한다. 비록 소리가 갈라지거나 기계가 오작동하더라도, 혹은 아무도 내 노래를 듣지 않더라도 상관없다. 내가 선택한 노래는 하나의 고백이자, 평소 대화로는 차마 꺼내지 못했던 속마음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슬플 때 사랑에 대해 소리쳐 부를 수도 있고, 화가 날 때 분노를 토해낼 수도 있다. 혹은 행복했던 감정을 되새기며 기쁨을 노래할 수도 있다.

나는 멈추지 않고 두 시간 동안 노래를 불렀다. 어린 시절 즐겨 듣던 노래부터 난생처음 들어보는 노래까지, 가리지 않고 불렀다. 나는 다른 사람들을 흉내 내며 멋진 듀엣을 불렀고, 남성과 여성의 목소리를 오가며 내 목소리가 얼마나 특이하게 들리는지 보고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습니다. 나는 록 음악을 부르며 마치 수많은 관중 앞에 서 있는 것처럼 행동했고, 발라드를 부를 때는 눈물을 닦아내지 않고 그대로 흘러내리게 두었습니다.